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무조건 나의 적일까요? 아니면 더 나아가 나 만의 적이 아니고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일까요?

우리 사회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그래서 다수결의 원리를 중시 여기고 이 다수결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아주 쉽게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쉬운 예로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모두 찬 물을 마시는데 유독 혼자만 더운 물을 고집한다면 아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일이 예사로 일어납니다. 이러한 행동적인 측면은 그래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개인의 판단이 가미된 의견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인간이 있을 경우 그 인간은 심하게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신문사에서 실시한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참여연대의 서한발송에 대한 찬반 의견 조사라든지 4대강사업 그리고 비근한 예로 세종시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예민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특히 종교나 정치에 대한 언급에 있어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집니다.

말 한번 잘못 내 뱉었다가 영원히 불순분자 또는 XX수구보수로 낙인될 수 있습니다.

천안함의 마지막 유류공수급 사진 by roknavy 저작자 표시비영리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다수결입니다.


분명히 의견의 대립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지지하고 있는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맞추는 일은 아주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마치 중국집에서 모두 다 자장면을 시키면 탕수육이나 다른 요리가 먹고싶어도 차마 시키지 못하고 아주 과감하게 주문을 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간짜장 정도 주문을 하는 것이 이런 맥락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야 어떤지 몰라도 우리 기성세대들은 중요한 회의나 모임에 나가면 함부로 먼저 말을 잘 꺼내지 않습니다.

대화를 하는 상대방 또는 나아가 모임에 나온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치 관련 이야기는 말을 잘못 꺼냈다가 큰 화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유로운 토론이 될 수가 없고 이런 토론 문화에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익숙한 것이 바로 댓글입니다. 얼굴을 드러내고 내가 누군지 밝히고서는 차마 자신의 의견을 내 놓지 못하다가 익명이 보장이 된다고 하면 또는 일부 정보가 드러나더라도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판단이 선다면 그 동안 억눌렸던 자신을 사이버 공간에 멋지게 분출 시킵니다.

평소 사람의 얼굴을 대면하고는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큰 소리 한번 내지 못하던 소심한 인간들도 단지 나의 생각 또는 자신의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공통된 생각에 반하는 글에 다는 댓글 앞에서는 아주 용감하게 변하곤 합니다. 막말을 하기도 하고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함부로 내 뱉기도 합니다.

제한적 본인 확인제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 또는 아이디가 현실의 나와 매치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한 이러한 일은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유연... by kobread 저작자 표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나의 이웃이라고 생각을 하고 나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너무 어려운 일일까요?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과거 농경시대에나 통용되던 권선징악의 가치관 만으로 우리 사회를 규율하기에는 너무 큰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단일민족, 단군의 자손 등으로 대표되는 민족의식도 이제는 조금 희석되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단지 나와 생각이 다를 뿐이지 적은 절대로 아나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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