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어제 잠실야구장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경기시간 2시간 전에 모든 표가 매진이 되었습니다. 미리 지정석이라도 예약을 한 사람들은 그래도 여유 있게 경기시작 시간에 맞춰 야구장에 도착을 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매표소 앞에 줄을 서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야구장에 입장하여 경기 전 게임이나 태권도 시범 관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며 흥겹게 경기를 관람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야구장에서 어른들이 흡연을 함으로서 어린이의 동심을 멍들게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경기 막바지에 외야 쪽 전광판 근처에서 거나하게 술을 한잔 걸치신 아저씨께서 좌석 뒤쪽 공간에서 수차 흡연을 하였고 이를 보다 못한 어떤 젊은이가 정중하게 흡연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흡연자 아저씨와 가벼운 말다툼이 있었던 것입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한글 사인: 금연 / Korean London: No smoking by ㅁboy |
사실 야구장이라는 것이 평소에 지친 몸을 달래고 스트레스를 푸는 장소로 인식이 되어 다른 곳 보다는 그래도 조금 더 흡연에 관대한 공간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제와 같이 야구장이 어른들의 공간이 아닌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의 역할을 할 때는 최소한 장내에서의 흡연은 절대로 하지 않았어야 할 것이데 주위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흡연의 기쁨을 만끽하는 많은 어른들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야구장 밖 전철역부터 매표소는 물론 장내에 입장하기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흡연자가 한 자리에 모인 것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멀리서 보면 화창한 날씨에 흰 연기가 산발적으로 허공에 흩뿌려지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상 그 연기는 멋모르고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모처럼의 야구장 나들이에 들떠 있는 우리 아이들의 호흡기를 통하여 고스란히 우리의 다음 세대로 축적되고 있었던 것이니 정말 다시 생각해도 끔직하고 어처구니 없으며 잔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전철역에서 내려서 야구장의 좌석에 착석하기까지 앞서 걸어가는 사람이 피우는 담배연기와 주위에서 피워대는 연기로 인하여 우리의 아이들이 적어도 인당 담배 한갑 이상의 흡연을 한 것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경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장소불문하고 피워대는 연기를 마셔가며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이 연기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안에서 담배를 참았다가 경기가 끝나면서 한꺼번에 몰려나오며 피워대서 그런지 경기 전 입장할 때보다 그 강도가 수십배는 더 강한 것 같았습니다.
기쁘고 즐거워야 할 어린이날에 축제의 장에 입장한 것이 아니라 거대한 재떨이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아이들 보기가 너무 부끄러웠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부끄러워야 할 많은 흡연자들은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고 나만 부끄러워하니 앞으로도 전혀 개선될 것 같이 보이진 않습니다.
스스로 문화를 지키고 가꾸어 나갈 수 없다면 국가가 나서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바로 금연장소를 철저히 지키고,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제한된 최소의 공간에서만 흡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이 절실한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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