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채용의 계절

풍요로운 가을은 독서의 계절, 결실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등 다양한 별칭으로 많은 추억을 우리에게 주는 계절이지만 막 사회에 진출하려고 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는 취업과 채용의 계절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바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관문이 되는 취업 시험의 결실의 계절이 가을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혹독한 시련과 다가올 겨울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가혹하기까지 한 계절이 가을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함으로서 사회에 진출한다. 그러나 취업을 하지 못한 사람은 사회의 언저리에서 호시탐탐 취업의 기회를 엿보며 실력을 연마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취업을 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워졌지만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그 옜날에는 대학만 나오면 취업이 보장되는 그런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명문대학의 몇몇 학과의 경우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 하여튼 그 옜날에는 기업들이 학생들을 채용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취업이 얼마나 쉬운 일이었겠는가?

물론 당시에는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해외영업, 무역 계통의 직업이었다고 한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의 이야기다.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종합상사의 직원으로 자유롭게 해외를 제 집 안방처럼 돌아다닐 수 있는 직업이니 그 누가 마다하랴!

이 때 내가 아는 어느 선배님께서, 지금은 아주 고위직에 계신 분이라 감히 처다보거나 만나뵙기도 힘든 분이지만, 동부그룹이라는 회사의 면접을 보실 때의 일이다.

유명한 대학의 인기학과를 나오고 겉모양도 말쑥한 이 선배님에게 당연히 면접관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타고난 달변에 유머까지 겸비한 선배님께서는 이런 면접관의 질문을 즐기며 즐겁게 답변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취직에는 뜻이 없고, 단지 면접비를 받아서 그날 저녁에 술이나 한잔 먹으려고(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당시에는 흔한 일이었음) 면접에 참가한 이 선배님에게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낀 면접관중의 하나가 우리의 선배에게 하신 말씀이 "말을 잘하는 사람중에 일 잘하는 사람은 못봤는데... ..."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러자 우리의 선배님께서 면접관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것 모르십니까?"라고 말을 던져 버렸다.

지금에야 당돌한 젊은이도 많고 사회의 분위기도 많이 개방이 되어 어른에게 이런 말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고도 쑈킹한 발언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같이 면접을 본 선배의 친구들을 통하여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학교에 퍼지면서 그 선배님은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 후에 그 선배님은 몇달을 더 놀다가 졸업을 몇일 앞두고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선택하여 스스로 취업을 하셨고, 지금도 그때 취업한 그 회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열심히 근무하게 계신다.

게다가 얼마전에는 임원 승진까지 하셨다고 한다.

취업의 계절, 결실의 계절 가을에 유머와 위트를 겸비한 우리의 선배님이 그리워 지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 선배님을 만나서 웃음으로 모든 걱정을 한방에 날려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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